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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 닫힌 이민, 유일한 희망은 EEBC
작성자 관리자
첨부파일 작성일 2015-07-20

<▲캐나다 여권. 사진 제공=Flickr/Tony Webster(cc)>

밴쿠버에 사는 40대 한인 A씨는 지난 4월 BC주정부가 추천이민(PNP) 영주권 신청서 접수를 일시 중단하자 당황한 마음에 이민컨설팅업체를 찾았다. 이민 전문가와 상담 끝에 BC PNP로는 더 이상 영주권이 어렵다고 판단한 A씨는 익스프레스엔트리(Express Entry·EE)로 눈을 돌렸다.

A씨는 EE 선발을 위해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개인 교사까지 고용해 3개월간 영어 공부에 매달린 그는 결국 아이엘츠(IELTS) 5점을 받았다. 자신의 직업군에서 EE 자격요건이 되는 점수였다. 고용주의 잡오퍼까지 받은 그는 결국 EE에서 고득점으로 선발이 됐고 영주권 신청 자격을 주는 초청장인 일명 ITA(Invitation To Apply)를 받았다. A씨는 늦어도 3개월 내 영주권을 취득할 전망이다.

BC주정부의 새로운 PNP 개정안 발표 이후 수많은 이민 희망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PNP의 문이 닫힌 상황에서 BC주정부의 익스프레스엔트리 BC(EEBC)가 새로운 이민의 길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BC PNP 접수 마감...EE로 눈 돌려

지난 2일 BC주정부가 발표한 PNP 개정안에 따르면 CLB 레벨 4 이상의 영어점수와 메트로밴쿠버의 경우 시간당 22달러 이상의 급여가 PNP 신청을 위한 필수 항목이 됐다. 기존에 없었던 영어점수가 도입되고 평균 임금이 높아지는 등 기준이 까다로워진 것이다. 무엇보다도 올해 PNP 신청을 200건으로 제한하면서 BC PNP는 개정안 발표 및 신청서 접수 재개 하루만에 할당량 200건을 모두 채웠다. 사실상 올해 접수가 마감된 것이다.

이에 BC PNP를 준비했던 이민 희망자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EE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민이 가능한 방법은 사실상 EE밖에 없기 때문이다. EE는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이민 수속 방식이다. 캐나다 이민부는 한 달에 2번 정도씩 EE를 신청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높은 점수부터 순위를 매겨 ITA를 부여한다. 합격선은 대체로 450점 이상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EE는 BC PNP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선 EE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직업군에 따른 영어점수가 필요하다. 일정 수준의 영어 능력이 필수사항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연령과 학력, 경력, 영어점수만으로는 합격선인 450점 이상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민부는 EE 선발에서 주정부 승인이나 일종의 고용허가서인 LMIA(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 승인이 있을 경우 600점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결국 주정부 승인이나 LMIA를 받은 신청인들만 EE에서 선발됐다고 볼 수 있다. 이민컨설팅업체 웨스트캔 최주찬 대표는 "영어점수 만점을 받지 않는 이상 450점 이상은 힘들다"며 "결국 고용주 없이는 안 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영어와 취업 모두 충족해야...EEBC 대안으로 떠올라

이제 이민의 관건은 영어점수와 취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EEBC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도 EE보다는 EEBC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EEBC는 연방정부의 EE에 맞춰 BC주정부가 도입한 이민 수속 방식이다. BC PNP가 제공하는 세가지 방법 중 하나로 EE 신청인들을 대상으로 주정부가 승인을 해주는 것이다. EEBC로 주정부 승인을 받게 되면 EE에서 추가 점수가 더해진다. 가산점이 더해진 신청인들은 합격선 450점을 넘는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자격 조건은 BC PNP와 같다. EE보다 급여 기준이 낮아 EEBC 숙련직의 경우 2년 이상 경력과 적합한 학력만 있으면 된다. 고용주에 대해서도 LMIA보다 수월한 기준을 제시한다. 설립된 지 1년 이상 된 메트로밴쿠버 내 사업장의 경우 정규직 피고용인 5인 이상이면 된다.

결국 EE와 EEBC의 차이점은 취업 부분이다. LMIA를 받기 어려운 EE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EEBC로 눈을 돌리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최주찬 대표는 "LMIA는 급여 기준이 높고 고용주의 절차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EEBC는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거절률이 높은 LMIA보다는 자격 조건만 되면 대체로 가능한 EEBC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EBC의 또 다른 장점은 빠른 수속 시간이다. 취업과 영어점수의 자격 조건을 모두 갖출 경우 영주권 신청부터 취득까지 빠르면 몇 개월, 늦어도 1년 내 가능하다. 최 대표는 "EEBC는 BC PNP보다 영어점수가 조금 높을 뿐 크게 다른 기준은 없다"며 "영어점수를 받아서 EE를 신청하고 BC주정부로 오면 수속 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어시험을 보기 싫다면 내년까지 기다렸다가 BC PNP로 신청할 수밖에 없지만 현 시점에서는 EEBC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할당 제한도 없어 EEBC가 BC PNP에서 유일하게 열려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벤쿠버 조선일보> 2015. 0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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